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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글은 http://v.daum.net/link/5644793 사이트에서 퍼온 내용임

손지애 지국장 “언론, 재판이 아닌 사실보도에 입각해야”

(정경뉴스 2009년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글로벌 미디어와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확산됨에 따라 언론의 문화적 요소가 진화되고 있다. 또한 언론의 영역도 전통적인 의미의 여론주도층에서 벗어나 진화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글로벌 시대의 언론은 국내뿐 아니라 상대국 각 분야의 구조와 체제 등 다차원적인 외교의 역할을 겸하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외신은 새로운 세계질서의 태동이다. 나라마다 대외적인 이슈를 인식하고 담론을 형성하는 프로세스에는 차이가 있지만 외신은 가장 중요한 프레임 중 하나이다. “여기는 CNN, 나의 꿈은 24시간 잠들지 않는다”라고 말하며 한국의 소식을 전 세계에 전하는 CNN 손지애 서울지국장. 그녀는 첫 직장인 영어잡지사에서 8년 만에 수습, 평기자를 거쳐 차장, 부장까지 거침없는 승진을 했다. 이후 뉴욕타임즈를 거쳐 CNN에 입사했고 오늘의 ‘착한 놀부’ 손지애를 만들었다. 오늘날 언론은 정보혁명의 진전에 따라 행위주체 측면에서도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그래서 CNN의 손지애 서울지국장은 언론의 전문화, 다원화를 추구하는 언론의 탈집중화를 지향하고 있다. 이에 정경뉴스는 지난 6월 19일 CNN 손지애 서울지국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언론의 패러다임과 언론 담론이 갖는 도전적 의미를 되짚어 봤다.

 

글 / 최신형 기자<shchoi@mjknews.com>

 

 

“언론은 재판이 아니며 기사와 사설은 분명히 다르다” 손지애 지국장은 단호하게 말했다. 손 지국장은 “한국 신문들은 기사를 보면 이 신문이 어떤 신문인지 안다”며 “그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방송도 마찬가지다. 어떤 때는 방송앵커의 말이나 기자의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랄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신문이나 방송 보도의 정파성을 불가피하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을 지적하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특히 손 지국장은 “언어를 표현할 때 논평과 객관적인 사실보도는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A라는 마트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쇠고기를 팔았다는 객관적인 현상이 있다. 그런데 한국 신문들은 ‘A 마트에서 조차도 유통기한이 지난 쇠고기를 팔았다’라는 식의 기자 나름의 판정이 들어가 있다. 마치 A마트가 소비자를 속인 것처럼. 하지만 그 A라는 마트 입장은 충분히 다를 수 있다. 확인 과정도 없이 누군가의 일방적 주장에 기대어 보도하거나, 보도의 주요 내용을 추측에 의존한다면 이는 분명 언론의 기본적 사명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내가 만약 이것을 영어로 번역해서 보도했을까 라고 생각해 보면 나는 그렇게 안 한다”며 “기자는 현상과 객관적 사실과의 모뎀 역할만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손 지국장은 이어 “언론은 재판이 아니다. 하지만 한국 언론은 나쁜 사람들에게 벌을 하는 등 길을 안내해 줘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는 것 같다. 이런 보도는 막중한 책임이 뒤따른다. 기자는 사실 그대로의 진실을 전달해야 하고 쉽게 보도해야 한다”며 자신의 언론 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언론의 기능은 사실 전달, 이해관계의 파악, 국민 간 의사소통 보장에 국한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리고 지난 이라크 전쟁 당시 CNN이 보여줬던 편파보도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답변을 이어갔다. 손 지국장은 “CNN 보도가 과연 중립적이냐의 문제, 즉 보수와 진보의 문제는 보는 사람의 입장과 누구와 비교하느냐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오히려 CNN 본사에서는 미국이 전쟁하고 있는데 이라크 방송처럼 한다는 반대비판이 존재한다”며 “대부분의 비판들이 언론의 단편적인 특징에만 착안함으로써 다소 자기식의 이론적 논의들을 펼치고 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편, 손지애 지국장은 “외신기자들은 한국 민주화 운동 시기에 한국의 열악한 인권과 정치상황을 학생, 사회운동가, 시민 등과 함께 소식을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의 기본자세에 대해 외신의 보도행태는 변함이 없었고 항상 언론의 본질을 탐색하는 개념적 작업을 통해 언론의 기본적 사명을 모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외신들은 각국이 처해있는 인식의 지평을 드러냄으로써 유용한 변화의 시사점을 주고 있다”며 외신만의 장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북한, 외신 기자의 제1 주제

 

손지애 지국장은 북한에 대해서도 상당부분 시간을 할애하며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손 지국장은 “잡지사를 떠나면서 18년 정도 북한 문제를 다뤘다. 북한은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있다가 없어지기도 하는 등 항상 위험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체제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100% 잘 알지도 않고 잘 모르지도 않다고 본다. 제가 평가할 위치에 있지는 않지만 YS정부 이후 북한문제에 대한 숙제가 풀리지 않아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햇볕정책을 지향했다. 하지만 그 이후 여전히 북한문제가 해결됐느냐”며 반문했다.

 

또한 “북한문제가 햇볕정책 때문에 일부 나아진 면이 있지만 이명박 정부 역시 햇볕정책으로 북한문제가 풀리지 않는 등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기에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변한 것으로 나는 이해하고 있다. 마치 지금이 북의 강경 태도가 이명박 정부 때문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에서 조차 북한 문제의 해결 방법을 알려 달라고 한다. 이는 북한 문제가 단선적이 아닌 굉장히 복잡한 문제의 문제라는 얘기다. 대북문제는 국가 차원의 보편이해관계와 일관성을 부여하는 조정기능과 합의, 설득을 통해 해결할 필요가 있다”며 조언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003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 당시 ‘외신은 한국정보에 목말라 있다’며 정부부처의 정보제공이 불충분한 점을 지적했던 손지애 지국장은 ‘지금은 어떠냐’는 기자의 질문에 “여전히 외신을 반대급부 측면으로 다루며 불충분한 정보 제공을 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한국은 새 정부 초기 때마다 언제나 정보제공에 대해 민감하다. 하지만 그 시기가 지나면 외신에 대한 배려가 많아지는 측면이 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서 설명했다. 특히 손 지국장은 “정부는 외신에 대한 간헐적인 정책이 아닌 근본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며 “단편적인 정보제공이 아닌 세계 각 분야 전반의 구조변화에 대처할 수 있도록 정보의 본질적 기능의 측면에서 고민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5월 27일 제5회 한국참언론인대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수상 소감을 말해 달라.

 

감격스러웠고 조금은 쑥스럽기도 하다. 정말 태어나서 이렇게 큰 상을 받아 본 것은 처음이었다. 더구나 한국참언론인대상은 그동안 국내 언론단체나 국내 기자들 위주로 상을 수여한 걸로 알고 있는데 외신기자에게도 이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외신의 한국기자들은 사실 비주류다. 그들은 외국 기자 그룹에도 속하지 않고 한국 기자 그룹에도 속하지 않는다. 그런 외신기자들을 품어 주신데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전직 외교관이셨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글도 쓰고 영어 실력을 살릴 수 있는 직업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기자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기자라는 직업의 매력은 무엇인가.

 

기자의 가장 큰 매력은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부터 실업자, 노숙자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누구냐고 묻던데 그건 대통령이 아닌 우리 같은 평범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 나는 인간 본성을 옹호하고 실현할 수 있는 휴머니즘을 선물 받는다. 이렇게 기자라는 직업은 한 분야에 배타적으로 머물지 않고 내가 아닌 타행위자들을 엮어내는 네트워크의 가능성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손지애 지국장께서는 CNN을 “준비된 사람들이 모인 곳” 이라며 “전문가가 돼라”라고 하셨다. 그 당시 손 지국장은 어떤 분야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었나.

 

기자는 한 분야의 전문가는 아닌 것 같다. 특별히 깊은 분야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하는 것을 요구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특히 방송기자는 더욱 그렇다. 다만 예를 들어 북한이면 북한, 체세포 복제면 그 분야에 대해서 빨리 습득하고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사화해야 한다. 나는 남들이 보기에 복잡한 것을 나름대로 단순화시켜 사람들에게 이해하기 쉽도록 하는 것은 잘한다. 그런 게 전문성이면 나만의 전문성이다. 기사의 쉬운 전달만이 참여와 개방을 통한 자유로운 정보교환 네트워크가 형성된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의 ‘미디어 법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정말 세계적 추세라고 생각하나.

 

많은 부분을 알고 있지는 않지만 미국에는 방송과 신문의 겸영규제가 없다. 하지만 미디어 법은 한국 언론만의 특성이 있기에 ‘좋다 혹은 나쁘다’의 양자택일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TV에서 토론하는 것을 보면 양쪽 다 일리가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미디어법이 무엇인지 객관적인 사실 보도를 하는 언론보다 이념에 의해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식의 보도가 많다는 점이다.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미디어 법은 글로벌 언론의 구조변화라는 상황에서 기존의 언론이 자기변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다. 미디어 법 찬반양론에 대해 거시적 측면에서 어떤 정책이 효용 가치가 큰지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합의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언론에서 손지애 지국장을 ‘영어의 달인’이라며 소개한다. 이명박 정부는 영어공용화에 대해서 일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효과적 일 것 같나.

 

초중고 전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생각한다. 아직 그럴만한 교육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았다. 하지만 영어실력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단순히 토플점수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영어를 생활에 일상화시키는 것은 다 도움이 된다. 영어공용화를 할 수 있는 교육 인프라가 구축돼서 그것이 가능하다면 나는 그것이 평등교육을 지향한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가 초기에 시도하는 것은 무리였지만 아이디어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손지애 지국장께서는 “젊은이들이여 착한 놀부가 돼라”고 말하면서 회사생활뿐 아니라 개인생활에서도 욕심을 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한국 여성들은 구조적 문제로 인해 쉽지 않다.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에는 여성이 가정이나 사회에서 성공하기 어려운 사회적 제약이 있다. 사실 미국도 그렇다. 나도 말은 그렇게 하지만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세상엔 어려운 일을 함으로써 오는 성취감의 가치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성공적인 사회생활만을 위해 큰 것을 잃어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요사이 대학 강의를 나가보면 여학생들의 자아성취 중 최하위가 아이를 낳는 일이다. 만약 누군가 내게 태어나서 가장 잘 한일을 꼽으라면 결혼해서 아이 셋을 낳은 일이다. 저를 출산장려대사로 추천해 줘야 한다.(웃음) 그만큼 아이를 잉태한다는 것은 여자들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지금이라도 CNN을 그만둘 수 있다.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으면서 나는 신에 대해, 그리고 생명에 대해 고개를 숙이게 됐다.

 

-마지막으로 기자 지망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저희 아버님께서는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직업은 행복한 직업이라고 말씀하셨다. 기자라는 직업은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하나의 문화를 만든다. 하지만 사람 만나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려워하는 순간 기자라는 직업은 고역이 된다. 그런 사람은 기자라는 직업을 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난 CNN인턴에게 꼭 시키는 것이 있다, 그것은 길거리 인터뷰다. 사실 나는 지금도 어렵다. 그러나 10번 거절당하고 1번 겨우 성공하는 경험을 해봐야 진짜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매력을 알 수 있다. 그런 개념적, 현실적 재조명의 과정을 거치면서 기자만의 매력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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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치즈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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